저는 25살부터 27살까지 배낭을 매고 혼자 세계여행을 했었습니다. 그 때 쓰고 그린 글과 그림들로 <나는 아주,예쁘게 웃었다> 라는 책을 냈고, 그게 저의 첫 책이자 작가 데뷔작이었어요.
하지만 책에 차마 다 담아내지 못한 수많은 여행의 이야기가 있었기에, 또 다른 방식으로- 그러니까 만화로 풀어내려고 했어요. 이런 프롤로그로 시작되어, [서울 옥탑방에 사는 29살의 봉현] 이 베를린, 드레스덴, 폴란드 등.. 지난 여행들을 다시 떠올리며 옴니버스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저의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인거죠.
사실 ㄴㅇㅂ 웹툰 정식 연재 제안을 받고 이걸 그렸었는데요... 엄청난 기회인만큼, 잘해보고 싶어서 세달정도 혼자 집에 틀여박혀 열심히 그렸었어요. 잠이 너무 부족하고 허리와 손목이 아파서 엉엉 울만큼, 하루에 16시간 이상 앉아서 만화를 그렸었는데, 4~5화 정도의 분량을 그려보니... 아, 이건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구나, 라고 판단하여...🥲 결국 무산된..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이 사실을 어디에서도 공식적으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는데 ㅎㅎ 이렇게 비밀(?)을 털어 놓아보네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23년의 저는, 어제부터 연재를 시작했어요. 첫 연재입니다. 그런데 웹툰은 아니고요, 글로 쓰는 그림 에세이예요.
알라딘 [투비컨티뉴]에서 <나와 나의 그림에게>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봉현'의 '그림' 이야기예요. "이 이야기는 자서전이자 자화상이다"라는 목적으로 기획했고, "나는 왜 그림을 그리지?"라는 막연한 질문에 깊은 고찰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나의 지난 과거를 하나하나 뒤져보며, 어떻게 그리기 시작했고,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그려야 할지... 삶 전체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내게 그림이 어떤 이유, 어떤 의미인지를 정의해보려고 해요.
그래서 외장하드를 뒤적이며 2000년 초반 그림들부터 찬찬히 보다가, 저 웹툰을 발견한거죠.ㅎㅎ
세상에, 정말 재밌는 것들이 많고, 웃기고 놀랍고, 정-말 많은 그림을 그렸더라구요. *특히, 웹툰 시리즈가 (사실) 2개 있었는데, 하나는 보다가 너무ㅋㅋㅋ 20대초반의 감성 터져서 ㅠㅠㅋㅋㅋ 차마 부끄러워... 숨겨두고 고민해 봐야 할 것 같고요.. (근데 너무 순수해서ㅋㅋ 묘하게 뭉클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서른을 앞두었던 봉현의 '여행 일상툰' 을 다시 읽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ㅎㅎ왜 울었을까요..) 이걸, 레터 구독자분들에게 제일 먼저, 몰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반응이 좋으면.... 다음 화도.. 그 다음 화도.. 흑역사가 스며진 다른 웹툰도 ㅋㅋ 공개를 고민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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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또 새로운 한걸음으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투비컨티뉴 들어오셔서 연재글도 많이 봐주세요! 🥰 00님의 응원에 또 힘을 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