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에너지 등급 + 2쇄 🎉 + 사적인 전시회 ⏰ 소식
안녕하세요, 00님!
☔ 비가... 너무 오네요.
괜찮으신가요? 😟 출퇴근은 잘 하셨는지,
오고 가며, 집에서 지내시며 피해는 없으셨는지.
물에 잠겨버린 도시의 모습과 뉴스를 보며
걱정되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는 날이네요.
지난 번 레터에서 알려드린데로,
저는 단/복이와 잘 지내고 있답니다.
고양이들은 빠르게 건강 회복하고 있구요. 🐈
매일매일이 바쁜 요즘인데요.
고양이 두마리를 돌보랴,
출간 관련 홍보와 행사 준비를 하랴,
외주와 인터뷰, 회의와 미팅 등등..
사실 조금 무리다 싶을 만큼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어요.
새벽 잠도 조금 설쳤고, 비도 계속 오고..
오전 11시쯤에야 간신히 일어나서
고양이들을 챙기고 밥을 먹고
소파에 누워있다 또 낮잠을 자버리고,
알러지도 나고 온몸이 피로하고.. 영 무기력 했어요.
안되겠다 싶어 커다란 우산을 쓰고 집을 나섰습니다.
쏟아지는 비 사이로 젤라토 가게에 가서
혼자 가만히 앉아 쌀과 복숭아 젤라토를 냠냠 먹고,
동네를 한바퀴 빙 돌아 공원을 걷고
마트에 가서 볶음밥과 시리얼을 사왔답니다.
그리고 밤 8시가 다 되어서야
에너지 회복용 가루를 탄 물을 마시면서
책상 앞에 앉았어요.
오늘의 저는 에너지 충전이 참 오래 걸렸네요.
그래서 문득 이 글이 생각났어요.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책에 실린
사전 연재에서도 살짝 공개했던,
<에너지 등급>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의 레터로 전합니다.
봉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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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갔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야 하는데 오르내려야 하는 5층짜리 계단 이 험난하고 높게만 느껴진다. 괜스레 창문을 활짝 열어 본다. 오늘은 날씨도 왜 이리 좋담. 사흘동안머리를 감지 않아 꼬질꼬질한 모습만큼 기분도 꼬질꼬질하다.
요즘 나는 연비가 아주 엉망이다. 나가는 것도, 씻고 준비하는 것도 귀찮다. 꾀죄죄하고 게으른 상태로 혼자 먹고, 자고, 일하는 단순한 루틴이 최선처럼 느껴진다. 오랜만에 외출하는 날이면 은행을 가거나 건전지나 두부를 사는 등 나간 김에 처리해야 할 일들을 몽땅 해결한다. 그렇게 잡무를 해치우고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쉰다.
20대 때에는 하루가 참 길었다. 꼼꼼히 씻고 정성 들 여 화장하고 시장에 들러 과일을 사 먹고 구두 신고 학교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수업을 들었다. 정문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후문에 위치한 카페에서 커피를 산 뒤 과방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과제를 하고 쇼핑하러 갔다가 저녁을 먹고 술도 마셨다. 온종일 누군가를 만나고 무언가를 계속 했다. 뭘 하든 기대와 충만으로 몸이 근질근질하던 시절이었다.
요즘은 청소만 하다 끝나는 하루도 있고, 밥만 두 끼 먹고 끝나는 날도 있다. 누워서 휴대폰만 들여다 보다가 해가 지고, 책 한 권 읽는데 한달이 걸리기도 한다. 하루에 백보도 걷지 않고 말 한마디 안 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가끔은 숨만 겨우 쉬는 것 같다.
에너지 총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신체 능력이 줄어드는 것만큼 정신의 원동력도 달라졌다. 뇌 공간의 파티션 비율이 달라진 것 같달까. 낯선 사람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며 자극받던 영역은 좁아지고,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영역이 넓어졌다. 기름칠을 하고 레버를 돌려 엔진을 간신히 가동하지만 효율이 낮아 금세 멈춘다. 그럴수록 시간과 에너지를 잘 분배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는데 에너지야말로 한정되어 있으니까. 엉뚱한 일에 써버리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니까. 거실 청소를 하면 화장실 청소는 다음으로 미룬다. 하루 만에 해치우는 대청소 같은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여분의 에너지를 조금 남겨둔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 용량이 동일하다면 좋을텐데, 안타깝게도 매일 다르다. 잠을 못 잔 날에는 배터리 40퍼센트, 영양제가 효과있는 날에는 배터리 80퍼센트, 생리 중일 때에는 배터리 2퍼센트. 100 퍼센트인 날은 없다.
우리 집 냉장고에는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스티커 가 붙어 있다. 무려 1등급. 조금이나마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십 몇만원 더 주고 3등급 말고 1등급으로 샀다. 효율적인 저 녀석은 적은 양의 전기로도 알차게 일한다. 매 순간 작동해야 하는 냉장고. 언제나 차가운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절대 멈출 수 없는 운명의냉장고. 새하얗던 녀석이 몇 년 사이에 부쩍 꼬질꼬질해졌다. 끙끙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가끔 나 몰래 쉬는 거 같은 데...... 괜찮아. 처음처럼 언제나 힘이 넘치게 살 수는 없어. 그동안 열심히 네 몫을 다해왔는데, 닳고 낡는 게 당연한 거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했던 예전의 나는 아마 1등급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지 않았을까. 이제는 달리는 대신 천천히 걷는다. 골목 구석 구석을 다니며 알아낸 지도에 맞춰 지름길로 걷는다.
에너지는 적지만 효율적으로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다. 느린데 오히려 더 빨리 도착하기도 한다. 지금 나 한테는 아마 4등급, 아주 가끔 3등급 스티커가 붙어 있을 것 같다. 나쁘지 않은 효율이다.
75-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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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님의 오늘 에너지 등급은 어땠나요?
저의 오늘 에너지 효율은 5등급이었는데요...😰
보내드린 글처럼, 점점 체력도 회복력도 떨어진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잘 분배해야하는 것 같아요.
휴, 힘내보아요! 할 일이 많다! 🤧
* 위 그림은 인터넷 서점용
'오늘의 에너지 등급' 포스트 잇이에요. 👀
YES24,알라딘에서 책과 함께
받아보실 수 있는 굿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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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님,
사실 오늘, 너무 기쁜 소식이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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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책
🎉🎉 2쇄를 찍습니다! 🎉🎉
정말, 이게 무슨 일이야.... (감격)
출간 소식 전해드린지 얼마 되지도 않았구..
이번 주 들어 조금씩 더 책이 팔리는 것 같아,
점점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는 거 같아서 기뻐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출판사에서 소식 전해듣고 얼떨떨 했어요.
심지어 초판 부수를 좀 많이 찍었는데...
이렇게 빨리? 중쇄?! 소식을 듣게 될 줄이야..😢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이에요!
저는 매일매일 후기와 리뷰를 보는 낙으로 지냅니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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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중쇄를 기념하며 준비한 😎 행사 소식!
사적인 서점에서 전시를 합니다. 📖
🏃🏻♀️ <나의 사적인 루틴> 🧘🏻
사적인 서점 with 미디어창비
에세이 작가 네 분과 열심히 준비한
8월의 특별한 전시회 :
사적인 전시회 📝 나의 사적인 루틴
: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 날짜: 8월 12일(금), 13(토), 14일(일), 15일(월)
◌ 시간: 오후 2시-9시 (사전 예약제, 관람 시간 1시간)
◌ 장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길 92 사적인서점
◌ 인원: 회차당 4명
◌ 입장료: 5,000원
⏰ 책에 수록된 그림 "100days me 프로젝트" 의
그림 100장이 모두! 전시됩니다.
심지어 원화 노트를 직접 보실 수 있어요.
(날것의 원화를 보여드리는 것이 매우 쑥쓰럽지만..
좋아해주시기를....)
거기에 더해 정말 좋아하고 멋진 3분,
임진아/ 김민철/ 홍인혜 작가님들과 함께 만든
루틴 노트도 준비했습니다.
☘️ 함께 전시될 코멘터리북 + 루틴노트
◌ 봉현 에세이 #단정한반복이나를살릴거야 ◌ 임진아 에세이 #오늘의단어 ◌ 김민철 에세이 #우리는우리를잊지못하고 ◌ 홍인혜 에세이 #고르고고른말 ⠀⠀⠀⠀ 📌 전시는 예약제로 진행되며, 워크인 방문은 어렵습니다. 📌 도서는 포함되지 않으며, 현장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날짜, 시간 선착순이니 꼭 일정을 확인해주세요!
🎁 전시에 오시는 분들에게는
특별 제작한 웰컴 키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살짝... 알려드리자면 위의 에너지 등급 포스트잇은 물론,
특별 제작한 다꾸용 스티커, 그리고 저의 '프로필용 개인 스티커' 등이 들어 있습니다 🤩)
저는 매일 1번, 랜덤으로
깜짝 방문을 할 예정이에요.
(쉿) 🤫 히히.. 우연히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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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님도 혹시 오늘 비가 계속 오니
하루종일 축축 처지나요? 혹여 쓸쓸하고 무기력하게,
혼자 있지는 않은가 싶어서요. 잘 자야 할텐데.
다독이는 마음으로 비오는 날 잔잔하게 듣기 좋은,
쳇베이커의 원곡에 이어 티모시 샬라메의 목소리까지.
노래 영상 하나 살짝 추천하며 편지를 마무리 할게요 :)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활기찬 하루이길 바랄게요.
저도, 00님도.
봉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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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집에서 경험하는 크고 안전한 기쁨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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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현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으신가요? 궁금하신 점이 있나요? 아래의 링크로 찾아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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